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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지막날 그러니까 어제,낮잠을 잤는데 가위에 눌렸었다 그건 잘 기억이 안나는데 깨었다가 다시 잠들었을 때 꾸었던 꿈이 너무 생생해서 오른쪽 발목으로 차마 시선을 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아직까지도 발목이 시큰거리는 것 같은 착각 아니 환각이라고 해야하나
-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자극이나 대상이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이상 현상을 환각이라 한다’
딱 얼굴까지만, 새빨갛게 털이 흥건히 피로 물든 백색의 세끼고양이가 내 집안 현관에 나타났다 누구한테 물린건지 아니면 그저 핏물에 고개까지만 담근건지 알 수 없었지만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눈빛이었다 집안으로 들이고 난 후 얼마지나지 않아 세끼 흰고양이의 털이 다 나은듯이 새하얗게 바뀌었고 또 다른 짐승이 방문했다 개였다 집안으로 들어왔고 방금전의 세끼고양이를 건드린 녀석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그럴새도 없이 또 다른 방문객이 찾아왔다
어릴때 옆집에 살며 같이 소꿉장난했던나보다 여섯살 어렸던 남자애가 난데없이 문을 열고 말했다
“누나 이제 ㅇㅇ하기로 하신거라면서요?”
- “으응 일단 해보려고 노력하려고..”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왕래가 전혀 없던 사이인데 얘가 어떻게 알고 이런말을 하나 해서 아 그보다는 동네에 공공연하게 알려진 일이 되었다는 것에 흠짓 놀라는 동안 일이 벌어졌다 무언가 날카롭고 묵직한 것이 내 발목을 콱 물고 있었다 아팠다 고양이가 한 짓인지 개가 한 짓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저 아프기만 했다 계속 내 발목을 물고 있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난다 아픈건 아픈거지만 전에 같으면 바로 말할 수 없던것을 내 입으로 얼떨결에 해버렸다는 게 놀랍기도 했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꾸어 본 꿈중에서 고양이가 등장한 적도 없었고 동물에 물려본적도 없었는데.. 게다가 깨고 나서도 발목의 통증이 계속 남아있는 것 같아서 혹시 피라도 나있을까봐 더 물릴까봐 쳐다 볼 수도 없었다
-‘생리적 착각은 일반적으로 착오인것을 의식하더라도 감각자체의 착오 인상은 소실되지 않는다 생리학적으로는 생체 형태의 불완전함 때문인것도 있다’
누가 내 발목을 물어버린거지 도와준 세끼 고양이? 고양이에게 해를 입혔던 것으로 추정되는 개? 모르겠다 쳐다보질 못했으니.. 똑바로 쳐다봤어야 되는데 아깝. 대체 왜 날 콱! 물어버린거지
이렇게 써내려간 서사의 순서와 말들이야 내가 어느정도 왜곡한거겠지만 오른쪽 발목의 묵직한 통증과 얼굴까지만 새빨갛게 물들여진 얼굴로 나를 찾아온 고양이의 얼굴등의 감각적인 자극들은 분명한 감각이다
깨고 나서도 계속 떠오른다 2011년 마지막 날 꾼 꿈이 왜 하필 이런 꿈이 였을까 이다지도 생생히
의미를 부여하고 싶나보다 그냥 개꿈인데 그래도 새로운 체험이긴 했음 맨날 공항에서 비행기 놓지는 꿈이 아니여서